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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corn

연애일기3 : 새로운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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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한 다음날 나는 출근한 날, 승용씨는 쉬는 날이었다.
전날의 피로를 안고 가벼운 일상톡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승용씨도 나도 하루종일 헤롱헤롱한 날이었다.


그날 저녁, 나는 회식이 있어서 술을 한잔했고 10시 조금 전에 회식자리를 마쳤다.
그리고 그 자리를 마치고, 회사 언니가 남편, 남편친구들과 함께 술먹자며 술자리를 모았다.

평소같으면 가서 재밌게 놀았겠지만 별로 내키지 않았다.

그냥 승용씨가 보고싶었다.
늦은 밤이고 술도 먹었고 우리는 아무사이도 아니었지만, 전화를 걸었다.

가벼운 대화가 오갔다. 승용씨는 어머니랑 방금 저녁 식사를 마쳤다고 했다.

(신기하게 3년전이지만 콩나물국을 먹었다고하며 어머님 얘기를 해준게 기억이 난다)

그럼 이제 집에 들어가는거냐는 승용씨의 질문에 .. 2차 갈지말지 고민중이다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집에서 쉬고 있는 사람에게 차마 보고싶다고 나오라고 할 수는 없었다.
상대가 귀찮아 할 수도 있는 그런 요구는 내가 지금 승용씨와 사귀고 있음에도 아직도 어려우니까.
하지만 난 비겁하기 때문에 직접 말은 하지 못해도, 지금 당신을 보고싶다는 뉘앙스는 충분히 풍겼다.


승용씨는 눈치가 빠른 사람이다.
무시하려면 충분히 가능했겠지만, 무시하지 않았다.
금방 준비해서 판교로 올테니 커피 한잔 하자고 하며 날 데리러왔다.

그 당시에는 그게 어떤 의미였는지 나는 잘 알지 못했다.
당신이 평소라면 절대 쉬는날 저녁에 술 마신 사람을 만나러 나올 사람이 아니라는 걸.

당신을 더 잘 알게된 지금, 당시 승용씨도 나를 많이 좋아했구나 하는게 다시 한번 느껴진다.

 

...

승용씨는 열시 반쯤 판교역에 도착했다.

그리고 승용씨가 좋아하는 운중동의 한 카페에서 짧은 커피타임을 가졌다.


승용씨는 바닐라라떼, 나는 아메리카노.

생각해보면 승용씨가 날 만나는 초반에는 항상 바닐라라떼를 마셨었는데, 나중에는 아메리카노를 마시기 시작했다.
나와 매일 대화가 길어지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담백한 커피를 찾게되더라고 하더라.

승용씨는 나와 있는 시간에 차에서 핸드폰조차 가져오지 않았다.
나와 대화하는 중에는 나에게만 집중하는 사람이었다.

대화내내 서로의 생각을 알아가려는 듯한 깊은 아이컨택이 있었다는 것도 기억난다.
하지만 많이 대화했던 기억만 있고, 역시나 이 날도 대화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기분 좋은 시간이 이어졌다는 것 말고는 도저히 알 수 없다.


새벽 한시쯤, 아쉬운 마음을 안고 귀가 했다.
그리고 새벽 세시까지 소소한 카톡 대화를 하다가, 자자고 하고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처음 느껴보는 싱숭생숭한 기분에 잠이 오지 않았다.

내 인생에 깜박이도 안 켜고 느닷없이 끼어든 달달한 이벤트에 어리둥절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새로운 감정에 대한 호기심과 불안함에 사로잡혔던 것 같다.
이런저런 생각에 결국 새벽 다섯시까지 잠들지 못했다.

우리의 잠을 자지 못하는 운명은 이때부터였나보다.

 

...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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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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